5년차 프론트엔드 2023년 회고. 첫 이직 후기.
2023년 가장 큰 목표는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기였다.
사실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작년 초부터 가지고 있었다.
처음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것만 마무리하고 해야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제대로 마무리되기도 전에 새로운 작업이 할당됐고, 다시 '이것까지만 끝내고 하자'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는 절대 이직을 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퇴사를 먼저 하고, 이직 준비를 할 만큼 상남자는 아니었기에 회사에 다니며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
이직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고 개인마다 나름의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거로 생각한다.
나 또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다양한 경험
이직을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일단 나는 익숙한 환경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도 스트레스 없이 어느 정도 만족하며 다니고 있었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적응하는 게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이직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4년이 넘도록 한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대부분 업무에 익숙해진 느낌이었고, 언젠가부터 매번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회사 업무에서 채워지지 않는 이런 부분을 개인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해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두 번째,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기존 회사는 이커머스 관련 회사로 대기업의 계열사로 소속돼있었다.
보통 기획과 디자인이 정해진 상태로 개발자들은 할당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었다.
끊임없이 위에서 내려오는 업무들을 처리하는 데 급급한 상태로 일하다 보니 수동적인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 안에서 기획이나 디자인 관련하여 미흡하거나 조금 더 나은 방향이 있다면 담당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사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 기획이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며 개발할 수 있을거로 생각했다.
세 번째,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의 협업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었다.
기존 회사에서도 팀 단위로 일을 했었는데 같은 팀에 몇 명의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있었지만 나를 포함하여 각자의 영역에서 혼자 개발하는 느낌이 강했다.
혼자 개발을 하다 보니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고, 코드 리뷰도 있긴 했지만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환경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면접을 보면서 알게 된 건데 엄청나게 큰 규모의 기업이 아닌 이상 많은 기업에서 프론트엔드는 주로 한 두 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협업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에 면접에서 마지막에 회사에 대한 질문을 요청받을 때마다 이 부분에 관해 물어봤던 것 같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작성해 봤는데 당연히 급여, 복지 등의 처우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어느 정도 만족하며 다니는 회사를 떠나는데 굳이 더 안 좋은 조건으로 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에서 작성한 3가지 조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직 과정
이직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 취업할 때 이후로 한 번도 작성해 본 적 없던 이력서를 만드는 것부터 어려웠다.
4년을 넘게 일했는데 막상 이력서에 정리하려고 보니 기억도 잘 안나고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도 감이 오질 않았다.
그렇게 초반에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은 이력서를 제출하며 날려버린 기회가 너무나 아깝기도 했다.
많은 회사에서 알고리즘 코딩테스트를 기본으로 본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평소에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본 적이 없었기에 알고리즘 코딩테스트보다는 과제를 보는 회사 위주로 지원했다.
그렇다고 과제가 더 쉽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알고리즘은 몇 시간만 투자하면 되지만 과제의 경우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 정도 긴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한다.
특히 여러 회사의 과제 일정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회사 업무와 병행하면서 과제를 진행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서류부터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과제를 제출했지만 떨어지기도 했으며 면접까지 갔지만 불합격되는 곳들도 있었다.
계속된 불합격 소식을 들으며 마음이 초조해졌고, 포기하고 그냥 다닐까 생각도 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계속 시도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순간 이력서도 많이 붙고, 면접도 갑자기 많이 잡히는 시기가 왔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한 결과 마음에 드는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새로운 회사 적응기
첫 회사를 떠나 새로운 회사에 가는 게 설레면서도 걱정도 많이 됐다.
이전 회사에서도 괜찮은 사람들과 나름 편하게 일하고 있었고,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받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회사에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고, 신입으로 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회사에서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속한 팀 구성원은 전부 좋은 사람들이었다.
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나를 제외하고 세 분이 더 계셨는데 초반에 적응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업무 프로세스나 도메인 관련해서 질문을 하면 너무나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이전 회사에서의 나를 다시 돌아보기도 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새로운 구성원이 온보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마무리
2023년도 회고라고 썼지만, 이직 내용이 전부다.
올해의 가장 큰 목표였고, 많은 시간을 썼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직을 한 게 좋은 선택이었는가?'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얘기할 수 있다.
단순히 '어느 회사가 더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프론트엔드 면접 질문들을 찾아보며 나오는 개념들에 관해서 공부하며 다시 한번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역량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내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개발자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다.
만약 이직 생각 없이 평생 한 회사에만 다닐 생각이었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있었을까?
다양한 경험을 원해서 이직했지만, 이전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업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있기에 아직은 재밌게 일하고 있다.
주도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일하고 있으며,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 동료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기에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
앞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이직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원하는 조건이 기존 회사에 모두 갖춰진 상태였다면 이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그래도 이직했을거라 생각한다.
아마 위와는 또 다른 이유로 이직을 결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지금이 '이직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곧 다가올 2024년 목표도 몇 가지 있긴 한데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2024년도 알차게 보내고 계획한 목표를 모두 이루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추가로 언젠가는 한번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비까지 맞아가며 완주했다.
2023년도에는 10K 였지만 2024년도에는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완주하는 게 목표 중 하나다.